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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마복림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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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듣자하니, 

땅이 넓으면 생산되는 양식이 많고, 

나라가 크면 사람이 많고, 

군대가 강하면 병졸이 용감하다고 하였습니다."


"태산은 한 줌의 흙더미도 사양하지 않았기에 

그 높음을 이룰 수 있었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으며, 

왕은 여러 무리를 버리지 아니하므로, 

그의 덕행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사(李斯, ? ~ 기원전 208년)의 간축객서(諫逐客書) 중에서 


간축객서는 진나라의 정치가 이사가 

외국의 인재들을 모두 진나라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축객령'을 반대하며 

훗날 시황제가 되는 진왕 정에게 올린 상소문이다.


국적 등의 요인으로 차별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해야 대업을 이룬다는 이 구절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논리와 아름다운 표현력으로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다.


2000년대 급격한 식습관 변화가 찾아오면서 다양한 퓨전 떡볶이들이 등장했고 

최근까지도 웰빙이나 고급화 시도가 꾸준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고추장 베이스 소스에 쌀 또는 밀로 만든 떡을 조리하는 

고전적인, 이제는 클래식이 된 고추장떡볶이의 인기는 굳건하며 

그 틀을 벗어나는 떡볶이들은 

아직도 대중적인 지지를 얻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점은 고전적인 떡볶이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다보니

틀에서 벗어나는 떡볶이를 지나치게 배척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고추장떡볶이 소스에 치즈나 분유, 고수 등을 첨가하는 시도를 비난하고,

크림소스나 카레소스, 마라소스 등을 이용한 떡볶이들을 배척하며,

쌀떡이나 밀떡이 아닌 제3의 재료로 만든 떡을 싸용하는 떡볶이들은

거의 금기시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그 떡볶이도 사실 처음에는 이단아였다.


아직은 궁중떡볶이라 불리는 간장떡볶이만이 떡볶이의 주류이던 그 때

마복림 여사님은 우연히 짜장에 떡을 빠트리게 되었고 거기서 착안하여

오늘날의 고추장 떡볶이를 고안해 내셨다고 한다.


마복림 여사님께서 대업을 이루고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었던 것은

고정관념에 빠져 식재료를 차별하지 않고 매력 있는 재료를 선택하셨기 때문이다.


태산은 한 줌의 흙더미도 사양하지 않았기에  

그 높음을 이룰 수 있었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으며, 

마복림여사님도 여러 무리를 버리지 아니하므로, 

그의 대업을 밝힐 수 있었다.


인생의 떡볶이를 만나려는 우리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열린 마음의 자세로 다양한 시도를 체험하고 즐겨보자.

더 맛있는 떡볶이를 대접하기 위해

우리의 행복을 매개하는 더 좋은 한 끼를 위해

누군가가 수없이 고민하고 수차례 실패끝에 선보인 한 접시를

태산과 같은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여보자.


그럼 여정을 떠나기 전에 

우리의 디폴트 값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모든 전설에는 그 시작이 있다. 

성지 순례가 거창하다면 프리퀄이라 생각하자.


마복림 떡볶이는 

떡볶이의 시작을 이야기하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역사와 이야기를 차치하더라도 

교과서적인 즉석 떡볶이의 맛을 보여준다.


#RIP 마복림(19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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